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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명맥

 

과거 들어가는 이들이 돌아온 적이 없다고 하여 이름이 붙지 않았다. 불길한 협곡이라 해서 여러 가지 이름을 붙이긴 했으나 금방 잊혀지고, 또 사라져갔다. 때문에 아예 이름 없는 협곡이라고 불리기 시작하며 '무명맥'이라는 이름이 붙었다. 그 길이 매우 복잡하고 뾰족하게 다듬어진 커다란 바위들로 가득한 협곡으로,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매섭게 꺾여 비명소리같은 바람 소리가 간간히 울리는 곳이시도 하다. 물이 들지 않아 풀 한포기 존재하지 않고, 햇빛 한 줌 닿지 않는 구석들도 있기 때문에 그 곳에 무엇이 숨더라도 볼 수가 없다. 낮에는 틈틈히 새어드는 빛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그저 섬뜩하고 스산한, 위험한 계곡에 불과하다. 찾아오는 이도 없고 찾아오더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이가 드물기 때문에 현 반란군은 이 곳에 주둔지를 잡았으며, 아직까지 제국군에게는 그 위치가 발각되지 않은 상태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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